겨울에 지리산을 등산하겠다고 야심차게 차를 끌고 서서히 눈길을 헤치고 시암제 휴게소 까진 갈 수 있었
다. 거기서 차를 세우고 산을 오를려는 순간 한발 앞으로 가면 수십발 뒤로 물로 서게 하는 칼바람때문에
도저히 산행을 할 수 없었다. 초등학교2학년인 딸아이의 야심찬 계획이었는데 아쉽게 포기하고
다시 이번 여름 학기에 도전장을 내고 황토방으로 향하게 됐다.
겨울철에 비해 날씨가 너무 좋고...편한길이 너무 쉽다고 하면서 씩씩하게 노고단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
다. 중간에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에 발도 담그며 너무 재미 있어 했다. 노고단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
반야봉까지 한번 올라가 보겠다고 삼십여분 가더니 졸리다고 업어달라는 거다. 하는 수 없이 중간에
업고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지만 아주 씩씩하게 산행을 한 딸아이와의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.
내려오는 길에 하동쪽으로 가는길에 다슬기 수제비 맛도 좋았다. 황토방으로 돌아와선 겨울철엔 거의
뜨근뜨근 방안에서 텔레비전만 보았지만 여름이라 계곡에서 발담그고 놀 수도 있고 원두막에 앉아
시원한 바람을 쐬며 바둑과 장기를 가르쳐 달라며 부녀간의 신선놀음을 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
다. 마침 옆방 손님이 맛있는 횟감에 시원한 맥주를 사들고 와서 함께 할 수 있어 유괘한 시간을 갖을 수
있었다.